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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메의 문단속'의 모든 것 : 해석, 줄거리

엄마 상어 2023. 3. 27. 22:12

스즈메의 문단속 포스터
[출처 : 스즈메의 문단속]

 

1. 영화 정보

장르 : 애니메이션, 액션
감독 : 신카이 마코토
국가 : 일본
개봉일 : 2023년 3월 8일
러닝타임 : 122분

가문 대대로 문 너머의 재난을 봉인하는 청년 '소타'를 도와 일본 각지에서 벌어지는 재난을 막는 소녀 '스즈메'의 이야기입니다. 

감독의 전작은 '너의 이름은'과 '날씨의 아이'로 세계관이 연결되지는 않고 새로운 세계관을 구성한 작품입니다. 일본 신화와 토지 신앙을 기반으로 한 로드무비이며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쟁취하는 전형적인 일본형 기승전결의 애니메이션입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특유의 시각효과와 연출이 볼만한 영화입니다. 실제 일본에서 일어났던 대지진 사건 등을 다루며 대지진에서 살아남은 희생자들을 위한 감독의 메시지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2. 줄거리

주인공인 여고생 '이와토 스즈메'는 간호사를 꿈꾸며 규슈에서 이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여느 날처럼 자전거를 타고 등교를 하던 스즈메는 잘생긴 청년 '무나카타 소타'를 마주치게 되고 한눈에 반합니다. 잘생긴 청년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의아했습니다.

"이 근처에 폐허는 없니? 문을 찾고 있어"

스즈메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산속에 있는 온천 거리가 폐허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학교에 다 도착할 때쯤 스즈메는 계속 소타가 마음에 걸리고 자전거를 돌려 소타에게로 향합니다. 온천 거리에 도착한 스즈메는 소타를 애타게 찾지만 아무도 없고 낡은 문 하나를 발견합니다. 스즈메는 문을 열었고 어릴 때 기억 속에 존재했던 공간이 펼쳐지고 문을 통과해 보지만 그곳으로 들어갈 순 없었습니다. 스즈메는 바닥에 있던 작은 돌을 주웠고 갑자기 손에서 살아 움직이는 벌레처럼 변했고 놀라서 떨어뜨리니 도망가고 없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 수업을 듣는 스즈메는 창문을 통해 온천 근처에서 붉은 연기가 나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다시 온천 거리로 뛰어간 스즈메는 아까 발견했던 문에서 붉은 연기가 나오고 있는 것을 목격했고 그 문을 쇼타가 어렵게 닫고 있습니다. 스즈메는 쇼타에게로 뛰어가 문을 닫는 데 합세합니다. 문을 닫는 데 성공했으나 쇼타의 몸이 상처로 가득합니다. 스즈메는 쇼타를 집으로 데려와 치료해 줍니다.

창밖을 우연히 보니 자신이 아까 만졌던 돌이 하얀 고양이로 변해 나타났습니다. 스즈메는 간식을 고양이에게 건네주었고 고양이는 그런 그녀에게 상냥하다고 말을 하였습니다. 이내 쇼타에게 방해가 된다며 쇼타를 의자로 만들어버리고 도망칩니다. 그 고양이는 폐허의 돔 안에 비석으로 봉인되어 지진의 힘인 미미즈를 억눌러주는 존재였으나 스즈메로 인해 봉인이 풀려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스즈메가 만지자 살아난 것입니다.) 자신을 비석으로 다시 만들려는 소타를 의자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이제 미미즈를 막아줄 석상이 없어지자 일본의 곳곳에서 지진이 발생합니다. 말하는 고양이는 일본에서 화재가 되며 SNS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습니다. SNS를 추적하며 소타와 스즈메는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배를 타고 섬을 건너 규슈에서 고베와 도쿄로 일주를 하게 됩니다. 스즈메는 각 도시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재앙의 문을 닫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마지막 여행지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는 도쿄입니다. 도쿄의 미미즈 문까지 열리게 되고 이를 스즈메의 희생정신으로 막아냅니다. 그러면서 문안의 세계로 입성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어릴 때 엄마라고 기억했던 사람이 자신의 먼 미래였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정을 모두 마치고 스즈메 덕에 본연의 몸을 되찾게 된 쇼타와 재회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영화 숨은 해석

<소타와 스즈메의 관계>

영화 처음에 스즈메가 소타에게 반하게 된 이유는 '외모'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첫 장면에서 어린 스즈메가 미래의 스즈메(엄마라고 생각하는 존재)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 미래의 스즈메가 입고 있는 옷이 소타가 입고 있던 옷입니다. 어딘가에서 본듯한 기시감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즈메가 소타와 함께 갑자기 미미즈를 막는 여정을 하는 것이 이해가 되는가? 하면 그런 건 아닙니다. 하지만 스즈메는 어릴 적 자신이 겪은 일을 다른 이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 토지시를 수행하며 뿌듯함을 느끼게 되며 성장하게 됩니다. 스즈메는 소타와 함께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동지애가 생긴 것입니다.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사랑보다는 전우애와 가깝다고 했습니다.) 어릴 적 소중한 사람을 잃었던 스즈메와 혼자 비밀스러우면서 막대한 임무를 행하는 외로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며 서로 소중한 사이가 됩니다. 

 

<의자의 다리가 3개인 이유는?>

스즈메는 어린 시절 지진으로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의자는 생일날 엄마가 만들어준 유품입니다. 때문에 스즈메에게 의자는 사랑하는 인물, 소중한 인물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스즈메가 어렸을 때 새로운 차원의 누군가에게 건네받은 물건도 바로 '의자'입니다. 하지만 건네받은 의자의 다리는 4개로 온전한 것이 아니라 3개로 무언가 부족함이 있는 의자였습니다. 이 의미는 바로 지진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 중 하나를 잃은 온전하지 못함을 표현한 것입니다. 즉 재난으로부터 살아남은 스즈메가 가지고 있는 슬픔을 표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고, 사랑하는 사람마저 잃은 상실감이 다리 하나 없는 의자로 투영되어 연출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이진이 고양이인 이유는?>

감독은 미미즈를 누르는 역할을 하는 요석이자 신인 다이진을 고양이로 선택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사에 가면 '코마이누'라고 하는 2개의 동물 석상이 문 앞에 있는 것을 착안해 석상으로 처음에 만들었고 감독이 좋아하는 동물이자 변덕스러움을 상징하는 동물인 고양이로 모습을 설정했다고 합니다. 쓰나미나 지진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자연의 모습이 고양이의 성격과 닮았기 때문에 다이진을 고양이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에서 고양이는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데 미미즈를 누르고 사람과 복을 가져다주는 설정으로 영화에서 쓰이긴 했습니다.


<여행 내내 스즈메는 왜 이렇게 운이 좋았을까?>

스즈메는 여정을 하는 동안 많은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그 이유는 양의 기운을 가진 다이진이 스즈메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귤 농장에서 만난 소녀의 영업장의 손님이 평소보다 많았다는 점, 버스정류장에서 차를 태워준 아줌마의 가게에도 손님이 많았다는 것을 보면 스즈메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들에게 복이 돌아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다이진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왜 스즈메에게 모두 친절한 행태를 보이는 연출을 했을까? 스즈메는 극 중에서 재난 피해자이며 생존자입니다. 감독은 스즈메 같은 지진 피해자들에게 주변인들이 어떻게 대해주어야 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지나치게 과거를 물어보지 않고 필요한 도움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모습을 지진 피해자이자 생존자인 사람들에게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감독이 설정한 것 같습니다.


<미미즈의 모티브>

미미즈는 마치 빨간 연기처럼 보이는 절대 막아야 할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미미즈의 이름의 뜻은 지렁이로 신화에 나오는 메기를 모티브로 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지진이 땅 아래 살고 있는 큰 메기가 헤엄치며 발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때는 신이 요석을 이용해 큰 메기가 움직이지 않게 지키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때문에 지진을 일으키는 신화적인 무언가와 그것을 막는 요석을 스토리 설정의 모티브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